산그리메

바람이 불면 艮垈山에 올라...

mykey 2025. 2. 18. 13:23

 

꽃들은 별을 우러르며 산다.
이별의 뒤안길에서
촉촉히 옷섶을 적시는 이슬,


강물은
흰 구름을 우러르며 산다.
만날 수 없는 갈림길에서
온몸으로 우는 울음.

 


바다는
하늘을 우러르며 산다.
솟구치는 목숨을 끌어 안고
밤새 뒹구는 육신

 


세상의 모든 것은
그리움에 산다.
닿을 수 없는 거리에
별 하나 두고,
이룰 수 없는 거리에
흰 구름 하나 두고.


먼 그대 / 오세영